14년째 친하게 지내는 3명의 친구가 있다.
매년 각자 생일 선물은 꼭 챙겨주는 편인데
올해는 친구가 골 때리는 물건을 하나 가지고 왔다.
이름부터 살벌한 미니어처 DIY
나야 워낙 사부작사부작 만드는 거 좋아하는데
정작 선물 받는 사람은 이런 거 극혐하는 타입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만들어주고 가라는
선물 주인의 애원과 함께 살짝 흔들려버렸다.
완성된 사진을 보고 나니
또 살짝 욕심이 나는 것 같기도 하구우....
그래서 냅다 뜯어 제꼈다(?)
근데 왜 벌써부터 정신없고....
혼미해지고.....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좀 막막했다😢
친절한 듯 불친절한 설명서를 읽다 보니
전선부터 연결해서 붙이라고 하길래 일단 실행.
공대머리 1도 없는 나지만
드라이버로 저 하얀 케이스를 열어 건전지를 넣고
피복 벗겨진 부분을 같은 색 전선끼리 묶어
케이스 하단에 붙이는 것까지 완성했다.
(여기서 이미 50%는 끝낸 느낌이었음)
하지만 난관은 따로 있었으니,
이런 작은 덩어리를 칼로 도려내서
더 작게 만들라고 하는데 살짝 킹받...ㅋ
진짜로 코딱지만 하게 작잖아!??
이거를 뭐라고 부르더라...
코타츠...?
그 위에 아까 잘라낸 키위(?) 조각을 붙였다.
어찌저찌 자르긴 했는데 어찌나 어설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라내고 붙이고 조립하고 반복하면
이렇게 전시장도 완성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중....
이것도 종이를 오리고 접어서
나무 조각 안에 끼워 넣으면 수납 박스가 되는 마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쓸데없이 디테일해..... 변태 같음
자잘한걸 다 만들어내고 난 후엔
큼직한 것부터 하나씩 틴케이스에 붙여 넣기 시작했다.
분명 힘들게 만들고 있는데ㅋㅋㅋ
틴케이스에 하나씩 채워 넣을 때마다
뿌듯함과 쾌감이 함께 찾아왔다.
이 정도면 나도 변탠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상황🙊
만들어둔 요소 하나하나가 다 너무 작아서
핀셋이랑 가위를 많이 사용했다.
덕분에 내 손에 본드가 묻는 불상사는 없었는데
친구 손에는 본드가 잔뜩😅ㅋㅋㅋㅋㅋ
아 몰라 성격 vs 그래도 안돼 성격이 보이는 모먼트다.
거치대에 올려두고 조명을 딱 켜봤다.
꺄ㅏㅏ...💕
생각보다 진짜 너무 예뻤다.
하루만에 완성한 우리 대단해...😍😍
이 걸 진짜 내가 했다고....???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여러번 놀라는 중ㅋㅋㅋㅋㅋ
자세히 보면
이끼도 붙이고, 자갈도 붙이고,
벚꽃잎도 하나하나 떼서 붙이고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이 필요했다.
물론 가까이 보면
늘어진 본드 자국에 난리도 아니지만
어차피 우리는 멀리서 보는 걸?😀
그저 완성했다는 것에 깊은 의의를 두고
뿌듯한 마음만 안고 가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앞으로 이런 선물은 다시 하지 않기로 약속...🤙
아! 그리고 파는 곳마다 제품 설명서 언어가 다 다르던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이렇게 있음)
혹시라도 구매 의향이 있다면.....
이 제품은 한국어 설명서이니 참고하길...!